창문을 열기 전 습관적으로 미세먼지 앱인 에어 코리아를 확인했습니다. 다행히 며칠째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좋음, 보통이라 환기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황사 조심하라는 뉴스보도는 봄철에 하는 인사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계절에 상관없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우리의 일상이 되어 항상 조심해야 하는 일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이 작은 입자들에 대해 더 깊이 알아보고 싶어서 여러 다큐멘터리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시청한 초미세먼지 관련 다큐멘터리 중 꼭 추천하고 싶은 작품들인 초미세먼지와의 전쟁, 차이나 허슬, 미세먼지, 누구의 탓이냐고요?, 미세먼지에 관한 불편한 진실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1. KBS 초미세먼지와의 전쟁
KBS 초미세먼지와의 전쟁은 중국에서의 미세먼지 발생원인을 주로 이야기합니다. 중국의 초미세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그대로 들어오는 것을 위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도 스모그가 가장 심한 허베이성의 도시들은 중화학단지가 밀접해있어서인지 배기가스가 짙게 배출되고 있었습니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던 중국이 조금씩 경제발전보다 환경과 건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중국인은 초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자각해서 중국에서 스모그가 심한 겨울에 공기가 깨끗한 맑은 남부지역으로 이동한다고 합니다. 석탄보일러의 사용을 줄이자는 정부의 의도대로 석탄에서 전기와 가스로 많이 대체되었습니다. 문제는 중국 내에서 산업단지 이동을 동쪽으로 이동해서 우리나라 서해 쪽이 더 영향을 직접적이고 극심하게 받게 되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만으로는 완벽한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에 평소 'KF94면 충분하겠지'라고 생각했던 제 안일함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2. 넷플릭스 차이나 허슬
Netflix의 차이나 허슬 에피소드 중 초미세먼지를 다룬 부분은 국제적 관점에서 이 문제를 조명합니다. 중국의 산업화 과정과 석탄 발전소, 그리고 그로 인한 대기오염이 어떻게 국경을 넘어 주변국에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줍니다. 저는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초미세먼지가 단순히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사안임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중국 베이징의 '에어포칼립스'라 불리는 극심한 스모그 장면은 잊을 수 없습니다. 중국 시민들의 일상과 그들이 대기오염에 대응하는 방식을 보며, 우리나라의 상황도 언제든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3. EBS 미세먼지, 누구의 탓이냐고요?
EBS 미세먼지, 누구의 탓이냐고요? 는 초미세먼지가 우리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에 초점을 맞춥니다. 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피부 노화, 심지어 치매까지 초미세먼지와의 연관성을 의학적 연구 결과와 함께 설명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다큐멘터리는 제 생활 습관을 크게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공기청정기를 구매하고, 외출 후 귀가 시 세수하는 습관을 들이고,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야외 활동 계획을 조정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의사들이 설명하는 초미세먼지의 인체 내 이동 경로와 그로 인한 염증 반응은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4. SBS 미세먼지에 관한 불편한 진실
SBS 미세먼지에 관한 불편한 진실에선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는 국내 통계상 90년대부터 지금까지 감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더 심각해졌다고 느끼는 원인이 있는데 그건 초미세먼지 등의 지속시간이 과거보다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과거엔 낮에 발생했어도 저녁엔 사라졌지만 현재는 며칠 동안 해소가 되지 않아 맑은 하늘을 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고농도 미세먼지의 발원지는 중국입니다. 하지만 국제법에 따라 중국에게 손해배상을 받기는 힘듭니다.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해 보자면 중국과의 국제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우리가 실행할 수 있는 석탄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 확대하는 것입니다.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실내 공기질 관리 등 다양한 측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들을 소개합니다. 우리나라도 서울시의 차 없는 거리 확대나 친환경 버스 도입 등 변화가 시작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다큐멘터리 말미에 제시된 '작은 실천이 모여 변화를 만든다'는 메시지는 무력감 대신 희망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결론
초미세먼지는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보이지 않는 적이지만 정확한 정보와 적절한 대응으로 그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다큐멘터리들은 초미세먼지의 과학적 실체부터 건강 영향, 국제적 맥락, 그리고 해결책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이 문제를 조명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다큐멘터리들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초미세먼지가 단순히 참고 견뎌야 할 불편함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예방해야 할 건강 적신호라는 점입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고 환기 시간을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때로 조절하는 등의 개인적 대응과 함께 대중교통 이용, 에너지 절약과 같은 사회적 실천이 모두 필요합니다. 맑은 하늘이 소중한 날이 되어버려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언젠가는 초미세먼지를 신경 쓰지 않고 환기를 하고 실외운동을 하는 때가 곧 다가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