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핸드폰 날씨앱이나 에어코리아 누리집을 통해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곤 하지만 실제로 어느 도시가 상대적으로 더 나은 공기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각 지역마다 산업 구조, 지리적 특성, 교통량, 기후 조건 등이 다르기 때문에 초미세먼지 농도 역시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입니다. 이 글에서는 수도권, 지방중소도시, 해외의 초미세먼지 오염도를 비교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수도권 농도 차이 이해하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차량 통행량이 많은 만큼 초미세먼지 농도가 꾸준히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서울에서 지낼 때는 항상 외출 전에 날씨앱을 확인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마스크를 안 챙긴 날에는 외출을 다시 고민할 정도였습니다. 서울은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량 이용률이 높고 어디선가에선 항상 건설 활동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의 근본적인 개선이 쉽지 않습니다. 반면 인천은 해안 도시이지만 중국과 가깝고 항만과 산업단지가 많아서 바람이 많이 불어도 특정 계절에는 대기질이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경기도의 경우에는 의외로 일부 외곽 지역은 공기가 서울보다 맑은 날이 많기도 하지만 남부 지역은 평택항과 산업시설의 영향으로 초미세먼지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수도권은 전체적으로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꾸준히 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다양한 오염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 지방 중소도시 공기질 비교
제가 며칠 머물렀던 강원도 고성은 다른 도시보다 확실히 숨쉬기가 편했습니다.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느껴지는 공기의 상쾌함이 서울과는 다르게 느껴졌고 한참을 멍하니 깨끗한 바깥 풍경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강원도나 전남 일부 지역처럼 대규모 산업시설이 적고 녹지가 많은 도시는 상대적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편입니다. 제주도 역시 국내에서 가장 청정한 공기를 자랑하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바닷바람과 낮은 차량 밀도와 비교적 적은 인구수 덕분에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낮은 날이 많습니다. 제주에 방문했을 때는 공기청정기가 필요하지 않아서 무척이나 신선하고 여유로운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지방 중소도시라고 해서 모두 공기질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전주나 대전처럼 도심과 산업지역이 혼재된 지역은 계절에 따라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지역 내 교통량과 기상 조건과 타 지역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3. 해외 도시들과의 비교
해외여행을 다니면서도 공기의 질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과거 베이징에 갔을 때는 공항에 내리자마자 뿌옇게 보이고 답답한 공기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베이징은 황사의 영향과 급격한 산업화와 석탄 사용 등으로 인해 초미세먼지 문제가 매우 심각한 도시 중 하나였습니다. 현재는 산업단지가 남쪽으로 이전하여 예전보다 훨씬 공기가 깨끗해졌다고 합니다. 반면, 스웨덴의 스톡홀름이나 캐나다의 밴쿠버 같은 도시는 도시 중심부에서도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많았고 오히려 마스크를 쓰는 게 어색할 정도였습니다. 이들 도시는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고 자동차 제한 정책이나 도시 녹지 확대 등으로 대기 오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도시별 초미세먼지 농도의 차이를 단순히 황사 등의 자연조건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습니다. 결국은 각 도시가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시민들이 얼마나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가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나라의 여러 도시도 해외의 긍정적인 사례를 참고하여 더욱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초미세먼지 농도는 도시가 가진 여러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단순히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해서 공기가 맑아지는 것은 아니고 도시가 어떤 구조로 움직이고 있는지가 그 공기의 질을 결정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도 국내 도시와 해외를 오가며 느낀 공기의 차이는 지극히 현실적이었습니다. 도시별 오염도를 비교하고 분석하는 것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서서 우리가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깨닫게 합니다. 또한 앞으로의 도시 계획이나 아이들과의 삶의 방향을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이 조금 더 숨쉬기 편안한 곳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은 관심과 노력이 모여 맑은 공기를 만들어내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도시가 바뀌는 건 아주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지금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고 실천하느냐에 따라서 그 속도는 분명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